
솔직히 제가 팔란티어 주식을 보유하면서도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 발표가 이렇게까지 시장에 충격을 줄 줄은 몰랐습니다. 1월 말 앤트로픽이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를 발표한 이후 미국 소프트웨어 주식들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제가 보유한 팔란티어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조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이건 기술 변화가 초래한 산업 구조의 근본적 변화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비개발자도 자연어로 업무용 앱을 만들 수 있다는 건, 기존 구독 모델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존재 이유 자체를 흔드는 일이었던 겁니다.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흔드는 이유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와 챗GPT 5.3 코덱스가 시장에 던진 충격은 생각보다 훨씬 컸습니다. 두 모델 모두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주는 기능을 하는데, 문제는 이게 기존 구독 모델 기업들의 비즈니스 근간을 흔든다는 점입니다.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는 비개발자도 자연어로 업무 앱을 생성할 수 있게 해줍니다. 기업용 워크플로우를 즉시 만들어내고, 업무용 자동화 플랫폼을 생성하는 게 가능해진 겁니다. 반면 챗GPT 5.3 코덱스는 코드 작성부터 수정, 테스트, 배포까지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 전체를 자동화합니다. 개발자들을 위한 도구지만, 결국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들의 입지를 위협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직접 시장 반응을 지켜보니, 특히 중소기업용 구독 모델 소프트웨어나 반복 업무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리포트 작성, 문서 정리, 계약 검토 같은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주던 소프트웨어들은 이제 굳이 월 구독료를 낼 이유가 사라진 겁니다. 직접 만들면 되니까요.
일각에서는 "그래도 전환 비용이 있으니 기존 고객들은 남지 않을까"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전환 비용보다 신규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이 더 낮아진다면, 고객 락인 효과는 급격히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미국 시장은 이런 펀더멘털 변화를 즉각 반영하는 효율성이 높은 시장이거든요.
팔란티어는 정말 안전한가
저도 팔란티어를 보유하고 있던 터라 이번 하락이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같은 소프트웨어 섹터에 속해 있으니 함께 떨어지는 건 당연했지만, 팔란티어의 본질을 다시 들여다보니 조금 다른 그림이 보였습니다.
팔란티어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구독 모델 기업이 아닙니다. 데이터 통합, 보안, 접근 통제, 워크플로우 오케스트레이션을 핵심으로 하고, 특히 국방 산업에 특화된 플랫폼입니다. 클로드 코워크는 범용 자동화 도구지만, 팔란티어는 보안 등급 데이터와 국가 단위 인프라를 다루는 심층 산업 특화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클로드 코워크나 챗GPT 코덱스가 팔란티어의 AIP나 온톨로지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제 판단은 "불가능하다"입니다. AI 도구가 아무리 발전해도 보안 등급이 높은 데이터를 다루고, 규제 준수와 민감 데이터 처리를 요구하는 영역은 여전히 전문 플랫폼의 몫입니다. 오히려 AI 에이전트가 확산될수록 데이터 접근 통제와 보안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겁니다.
물론 팔란티어에도 리스크는 있습니다.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점입니다. PER 160배는 연 성장률 60~70%를 감안해도 PEG 2배 수준이니, 시장 인심이 식으면 조정을 피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지금 주가 하락은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섹터 전체의 디레이팅이 원인입니다. 같은 소프트웨어 섹터라는 이유로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는 겁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차별성이 약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들도 이 영역에 뛰어들고 있으니,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로는 팔란티어만의 해자가 충분히 보호받고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저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투자 전략을 조금 수정했습니다. 기술의 해자가 높지 않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포트폴리오에서 빼는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대신 보안 수준이 높고, AI 시대에도 필수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에 집중하는 게 장기적으로 승리하는 투자 방법이라고 봅니다. 단순 기능 기업이나 보안 코드가 없어도 되는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이제 피해야 할 때입니다. 시장은 이미 움직이고 있고, 한국 시장처럼 "언젠간 돌아서겠지"라는 기대는 미국 시장에서 통하지 않으니까요.